어느덧 한해를 마무리짓는 12월도 금새 지나
이젠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은 가장 짧다는 동짓날입니다.
24절기 중 22번째 절기인 동지는
겨울을 대표하는 절기 중에 하나입니다.
매년 양력으로 12월22일에서 23일경이 동지에 해당하며
한 해의 마지막 절기답게 동지를 기준으로
낮 길이가 다시 길어지기 시작한답니다.
동지 지나 열흘이면 해가 소 누울 자리만큼 길어진다는
속담도 동지가 지나면 낮 시간이 길어지고
밤 시간이 짧아진다는 의미입니다.
동지하면 또 빠질 수 없는 것이 동지팥죽이고
어린시절을 시골에서 자랐기에
커다란 가마솥에 동지팥죽을 한 솥 끓이시던
엄마모습이 떠오르는데요.
이 추운 계절에 팥죽을 쑤시느라
땀방울 송글송글 이마에 맺힌 엄마 옆에 붙어서
가마솥 바닥에 누른 팥죽누룽지 먹던 생각에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지금은 그 시절의 정겨운 가마솥도,
팥죽을 쑤어주시던 젊으신 엄마모습도 없는
현실자각 타임만이..
그립네요~~
밤이 가장 긴 동짓날에 긴 겨울밤을 잘 이겨내고
귀신을 물리치려는 뜻으로 우리 선조들은
오래 전부터 팥을 이용한 음식을 먹어왔습니다.
바로 붉은 색의 팥이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는 의미에서죠.
액운을 떨치기 위해서 팥죽이나 팥떡 같은
팥 음식을 먹으며 건강과 행운을 기원한 것입니다.
제사음식에는 붉은 고춧가루 음식이나
거피하지 않은 팥떡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도
조상귀신이 붉은 색을 보면
무서워서 제삿날에 오지 못한다는 이유에서죠.
팥죽을 좋아하시는 분들 많을텐데요,
사실 이 팥에는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이 많답니다.
비타민B1과 안토시아닌, 사포닌이 풍부한
팥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됩니다.
항산화작용이 뛰어난 프로안토시아닌이 풍부하여
피부노화 방지에 효과적이고
규칙적인 팥의 섭취는 인슐린을 분비하게 해서
당뇨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팥은 해독작용이 뛰어나서
각종 독소제거에 좋고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변비에 도움이 되며
두피에 영양공급이 활발해져서
탈모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뇨작용이 뛰어난 팥은
신장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고
부기 제거에 매우 효과적이라서
팥물을 이용한 다이어트까지 유행했습니다.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말에
저도 팥 삶은 물은 절대 버리지 않는다죠..ㅋ
팥은 비타민B1이 풍부하여
소화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위가 약한 사함이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면
위장에 가스가 차서 탈이 날 수 있고
생팥에는 렉틴이라는 독성물질이 있어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하는 주의점이 있습니다.
팥죽 외에 팥 음식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팥칼국수, 팥떡, 양갱 정도 생각나죠.
팥죽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찐빵이나 단팥빵으로 즐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단 음식을 싫어하는 저의 경우는
구운 김만 있어도 한 그릇 뚝딱할 수 있는
팥 찰밥도 강추하는 팥 메뉴랍니다.
동지는 작은 설날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절기라서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설도 있어요.
무엇보다 긴 긴 겨울밤을 무탈히 지내고자
가장 많이 먹는 것이 팥죽인데요.
팥죽에 들어간 쫄깃한 찹쌀 새알심은
팥죽 맛을 돋우는 또 하나의 재미이기도 합니다.
새알심이 약간 풀리면서
걸죽해지는 팥죽의 그 맛을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경기도 지방의 팥죽에는
새알심이 아닌 찹쌀을 그냥 넣는 방식이라
전라도 태생인 저에겐
적잖이 충격적이었던 날의 기억이 있습니다.
경기도에 살 적에, 첫 아이를 임신하고
입덧이 심한 중 팥죽이 먹고 싶다는 말에
남편님이 사온 팥죽에는
새알심이 아닌 찹쌀 밥알이 가득해서
팥죽 아니다고 심통부렸던 그날의 일이
해마다 동짓날이 되면 생각이 나서 웃게 되는
일명 팥죽 사건..ㅋㅋ
팥죽이 싫으시다면
단팥빵이나 팥양갱으로 동지 절기 지내요.
단팥빵은 군산의 이성당,
팥양갱은 전주 풍년제과가 딱이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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