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수확해 둔
늙은 호박으로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봤습니다.
늘 한국식 호박죽으로만
먹어오다가
동화책에서 많이 나오던
서양식 호박스프를
드디어 시도해 보았지요..ㅋ
서양식 스프라는 인식에
쉽게 시도를 안해본 것이지,
레시피는 호박죽 만큼이나 간단했습니다..ㅎ
어쩌면 색감도 이리 예쁜지요~
우리 호박죽이 묵직한 느낌이라면
호박스프는
가볍고 산뜻한 맛이랄까요?..
스프의 호박향도 압도적이지만
무엇보다 호박의 진한 맛이 일품입니다.
호박스프에 빵을 찍어 먹으니
입맛 까다로운 중딩딸의
근사한 아침 한끼가 가볍게 해결되었습니다..ㅎ
늙은 호박은 껍질이 단단해서
껍질을 깎아낼 때,
손이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합니다.
저는 감자칼을 사용하여 1차로 깍아낸 다음
움푹 들어가서 안깍아진 껍질 부분은
호박을 작게 토막낸 후에
2차로 쉽게 벗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호박을 보관하기 어려워서
미리 한꺼번에 손질하여 냉동실에 얼려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쓰니 편하답니다.
사실 호박 손질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니
이렇게 하면 요리시간도 단축되고 간편해지죠.
늙은 호박을 크게 깍뚝썰기해서
물 없이 그냥 삶아도
호박이 익으면서 자연스레 물이 생긴답니다.
객물이 들어가지 않았으니
나중에 호박스프를 끓였을 때에
호박의 진한 맛과 향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죠.
삶아진 호박은 식혀 준 뒤에
믹서기에 넣고 우유를 부어 곱게 갈아줍니다.
브라운 내열강화유리 믹서기라서
식히는 시간을 오래 기다리지 않고
살짝만 식혀서 갈았습니다..ㅎ
저는 우유를 미리 넣어서
호박과 같이 갈아주었는데요,
그 이유는 액체가 들어가면
약간 묽어져서 쉽게 갈아지기도 하지만
우유가 겉돌지 않고 처음부터
호박과 잘 섞어지게 하기 위함입니다.
믹서기에서 곱게 잘 갈아진 호박을
냄비에 붓고 한소끔 끓이다가
소금을 두 꼬집 정도 넣고 잘 저어 줍니다.
여기에 생크림을 넣어 주면
더 풍미있는 호박스프가 될 터이지만
저는 느끼한 맛이 싫어서
우유로 대체해서 이미 믹서기에 넣고 같이 갈아줬어요.
생크림을 패스했으니,
약간 서운한 맛의 풍미를 위해서라도
버터를 조금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버터를 좋아하지 않지만
다른 가족들을 위한 스프의 풍미를 위해서
무염버터 10g짜리 한조각을 넣어줬습니다.
버터가 녹아들때까지 잘 저어줍니다.
스프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면서
맛있는 기포가 퐁퐁 터지면,
정말 부드럽고 맛있는
고급스럽기까지한 호박스프가 탄생한답니다~ㅎ
집에 있는 견과류 중
아무거나 토핑하고 파슬리 가루 좀 뿌려주니
레스토랑 스프 느낌이 뿜뿜 나네요..ㅋ
객물 넣지 않고 익힌 호박 갈아서
우유 붓고 버터 한 조각 넣어 끓였을 뿐인데
레스토랑에서 식전 빵과 함께 내는
스프 맛이 납니다.
어메이징한 맛, 제대로네요..ㅎ
머그컵에 담아 놓으니
비쥬얼에서
보노 스프 느낌마저 물씬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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